그 거리에선 어떤 구두도 발에 맞지 않았다


허연



발이 편한 구두를 신어 본 적이 없었다.


꿈과 계급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죽고 싶었지만 실패한 건 아니었고

난 아무것도 가슴에 묻지 못했다

잠이 깨면 우박 같은 게 내리던 거리

잠결로 쏟아지던 어머니, 하늘에 계신


죽을힘을 다해 꿈꾸는 거리는 몇 달째

공사 중이었고 구멍가게 앞에선

밤마다 피 터지는 싸움이 벌어졌다

뭘 그렇게 미워하며 살았는지

피 묻은 담벼락엔 미친 듯 살고 싶은

우리가 남아 있었다. 개새끼


그 거리에선 어떤 구두도 발에 맞지 않았고

어떤 꿈도 몸에 맞지 않았다


우리는 늘 그리워했으므로

그리움이 뭔지 몰랐고







구매했던 허연의 시집이 도착했다.


불온한 검은피와 오십 미터


고민고민을 하며(이번달 생활비를 다써서) 구매햇는데, 역시 구매하길 잘했다.


허연의 시집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시로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얻는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연 시집 - 불온한 검은 피 -  (0) 2016.09.22
허연 시집 - 불온한 검은 피 -  (0) 2016.09.20
최승자 시집 - 이 시대의 사랑 -  (0) 2016.09.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