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ARIO GALLERY CHEONAN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한국 구상회화사의 잊혀진 이름


손수광


2016/09/20 - 2017/01/08





박영숙 사진전이 끝나고 시작된 손수광 유작전을 보았다.


한국 근현대 구상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처음 들었다.


미술에 무지하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할때는 그저 있는 그대로 보기위해 노력한다.


가끔 작품에 빠지듯 있을때도 있고, 소름돋아 도망치듯 다른 작품으로 갈때도 있다.


이번 손수광 작품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그려진 이유도 있겠지만 편한한 색감과 통일된 구조등이 이유이긴 하겠다.


작가의 그림 중에는 석류, 가면, 여인, 붉은색 꽃 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가면과 석류는 여인의 그림 속 드문드문 위치해있어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사실을 담은듯 그러면서도 사실뒤에 다른 무엇인가를 숨겨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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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허연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 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 했는 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던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같았던 내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에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딘가로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에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에게 올해 칠월은 정말 힘들 시기였다.

그녀와의 이별, 잘 풀리지 않는 일들, 금전적 불안,

다행이 비는 많이 오지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그 힘든 시기여도 나에게 여름은 가장 사랑스러운 계절이다.

시의 구절처럼 칠월의 길엔 내 체념과 

그녀와 함께 봤던 흑백영화와

그럼에도 나를 떠나 가버린 그대가 있었다.

하지만 너무 사랑하는 계절이기에 늘 천국이 아니어도

체념 뿐이어도 사랑할 수 있는 계절

나는 그런 여름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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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삼십세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어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릅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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